양양오토캠핑장 고르는 방법, 바다 앞이라고 다 편한 건 아닙니다

얼마 전 양양 쪽으로 장비 테스트 겸 1박을 다녀왔는데, 옆 사이트 초보 가족이 밤 10시 넘어서야 텐트를 세우고 있더군요. 바람은 해안에서 계속 치고, 팩은 모래 섞인 땅에 헛돌고, 아이는 춥다고 하고. 양양오토캠핑장은 이름만 들으면 바다 보고 고기 굽는 쉬운 캠핑 같지만, 막상 가보면 진입로, 바람, 소음, 사이트 간격에서 차이가 꽤 납니다.
저는 양양을 갈 때 캠핑장 이름보다 먼저 위치를 봅니다. 낙산, 하조대, 기사문, 죽도, 인구해변 쪽은 분위기가 다릅니다. 서핑하러 가는지, 아이랑 씻고 쉬러 가는지, 차박 위주인지, 조용히 불멍하려는지에 따라 맞는 자리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양양오토캠핑장 예약 전에 먼저 볼 것
시설 사진만 보고 예약하면 실패할 때가 많습니다. 특히 양양은 바다와 가까운 캠핑장이 많아서 사진은 대체로 잘 나옵니다. 그런데 실제로 중요한 건 사이트 바닥, 차량 진입, 화장실 거리, 바람 방향입니다.
- 사이트 바닥이 파쇄석인지, 데크인지, 흙바닥인지 확인
- 차를 사이트 옆에 붙일 수 있는지 확인
- 전기 사용 가능 용량과 릴선 길이 확인
- 화장실·개수대·샤워장까지 걸리는 거리 확인
- 밤 시간 차량 통행 소음과 해변가 상가 소음 확인
파쇄석 사이트는 배수가 좋아서 비 오는 날 편합니다. 대신 얇은 매트 하나로는 허리가 아픕니다. 데크는 바닥이 깔끔하고 텐트 치기는 편한데, 데크팩이나 스트랩을 따로 챙겨야 합니다. 흙바닥은 감성은 좋은데 비 오면 진흙이 되고, 철수할 때 장비 닦는 시간이 배로 늘어납니다.
초보라면 바다 바로 앞 1열보다 관리동 가까운 안쪽 자리가 더 편할 수 있습니다. 저도 예전엔 무조건 바다 앞을 잡았는데, 바람 센 날은 타프가 하루 종일 펄럭입니다. 밤새 천 소리 들리면 생각보다 피곤합니다.
차박이면 넓이보다 수평이 먼저입니다
양양오토캠핑장을 차박으로 찾는 분들이 많습니다. SUV 트렁크 열고 바다 보면서 자는 그림, 좋습니다. 그런데 차박은 사이트 면적보다 바닥 수평이 더 중요합니다. 차가 3도만 기울어도 잠잘 때 몸이 한쪽으로 밀립니다. 처음엔 별거 아닌데 새벽 3시에 허리부터 압니다.
차박 기준으로는 사이트 길이가 최소 6m 정도는 되어야 편합니다. 차량 길이 4.7m 안팎에 트렁크 열 공간, 의자 놓을 공간까지 생각하면 좁은 사이트는 금방 답답해집니다. 도킹텐트를 붙일 계획이면 폭도 봐야 합니다. 옆 사이트와 1m 남짓 붙어 있으면 지퍼 여닫는 소리까지 서로 들립니다.
전기장판을 쓸 때는 멀티탭, 릴선, 방수 커버가 필요합니다. 다만 캠핑장마다 전기 허용량이 다릅니다. 전기난로, 전기밥솥, 온풍기까지 한꺼번에 쓰면 차단기가 내려갈 수 있습니다. 겨울 차박은 전기장비보다 침낭과 매트가 먼저입니다. 영하권이면 R값 높은 매트, 3계절 침낭 하나보다 동계 침낭 하나가 훨씬 낫습니다.
아이와 가면 바다 거리보다 생활 동선이 중요합니다
가족 캠핑은 어른 기준으로 고르면 고생합니다. 아이가 있으면 화장실이 가까워야 하고, 샤워장이 너무 멀면 밤에 씻기기 힘듭니다. 해변까지 1분이어도 개수대가 멀면 식사 준비와 설거지가 계속 일이 됩니다.
양양은 낮엔 바다에서 놀고 밤엔 캠핑장으로 들어오는 흐름이 많습니다. 그래서 성수기에는 샤워장 줄이 생기고, 개수대가 붐비고, 밤엔 늦게 들어오는 차량도 있습니다. 조용한 캠핑을 원한다면 해수욕장 바로 붙은 곳보다 조금 안쪽에 있는 양양오토캠핑장이 나을 때가 있습니다.
아이 동반이라면 사이트 앞 차량 속도도 봐야 합니다. 캠핑장 안에서 차가 자주 드나드는 구조면 의자 놓고 쉬는 내내 신경이 쓰입니다. 놀이터나 잔디밭이 있는지도 좋지만, 저는 차량 동선과 사이트 간격을 더 봅니다. 안전은 시설 하나보다 배치에서 갈립니다.
계절별로 챙길 장비가 달라집니다
봄과 가을
양양은 낮에 따뜻해도 해 지면 금방 식습니다. 바닷바람이 붙으면 체감온도가 3~5도는 내려간다고 보면 됩니다. 봄가을에는 얇은 옷 여러 겹, 바람막이, 발목까지 덮는 양말이 꽤 중요합니다. 침낭은 표시 온도만 믿지 말고 본인이 추위를 타는지 봐야 합니다.
여름
여름 양양은 그늘 싸움입니다. 타프가 없으면 낮 시간 사이트에 앉아 있기 힘듭니다. 다만 해안가 바람이 강한 날은 큰 렉타타프가 부담될 수 있습니다. 초보라면 폴대 굵기와 스트링 상태를 꼭 보고, 팩은 기본 제공품보다 30cm 이상 단조팩을 챙기는 편이 낫습니다.
겨울
겨울 캠핑은 낭만보다 보온입니다. 난로를 쓴다면 환기와 일산화탄소 경보기는 선택이 아닙니다. 난로 하나 믿고 얇은 침낭 들고 가면 새벽에 후회합니다. 바닥 냉기가 올라오니 매트 두께, 방수포, 발열 내의, 핫팩 위치까지 챙겨야 합니다.
처음 가는 분께 맞는 예산 감각
양양오토캠핑장에 한두 번 가보려는 초보라면 장비를 한 번에 비싸게 맞출 필요 없습니다. 텐트, 매트, 침낭, 의자, 랜턴, 버너 정도면 기본은 됩니다. 감성 소품, 큰 수납박스, 조리도구 세트는 천천히 사도 됩니다. 저도 초창기에 접이식 선반, 대형 화로대, 캠핑용 양념통까지 잔뜩 샀는데 절반은 몇 번 못 썼습니다.
대략적인 우선순위는 잠자리 장비가 1순위입니다. 10만원짜리 의자보다 몸에 맞는 매트가 먼저고, 예쁜 랜턴보다 머리에 쓰는 헤드랜턴이 더 실용적입니다. 비 오는 날에는 방수포와 여분 수건이 비싼 소품보다 고맙습니다.
예약 전에는 캠핑장에 직접 확인하는 게 제일 빠릅니다. 반려견 가능 여부, 장작 사용, 숯불 가능 시간, 매너타임, 입실 시간, 전기 사용 기준은 바뀔 수 있습니다. 특히 성수기 양양은 운영 방식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어 전화 한 통이 헛걸음을 줄여줍니다.
양양 캠핑은 잘 고르면 바다 냄새와 파도 소리 덕분에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다만 바다 앞이라는 말에만 끌려가면 바람, 소음, 동선 때문에 피곤한 1박이 되기도 합니다. 저는 양양오토캠핑장을 고를 때 멋진 사진보다 밤에 잘 잘 수 있는지부터 봅니다. 캠핑은 결국 먹고 자고 쉬는 일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