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캠핑 준비물은 잠자리부터 챙기는 방법

첫 겨울 캠핑 때 두꺼운 침낭만 믿고 나갔다가 새벽 네 시에 차로 피신한 적이 있습니다. 침낭 아래에 얇은 발포 매트 하나만 깔았거든요. 위에서 덮는 것보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를 막는 게 급하다는 걸 그날 배웠습니다. 동계캠핑 준비물은 물건을 많이 쌓는 순서가 아니라, 밤새 체온을 지킬 수 있는지부터 따져야 합니다.
침낭을 고르기 전에 바닥부터 막습니다
겨울 잠자리의 기본은 매트와 침낭입니다. 매트는 발포 매트와 단열 성능이 확인된 에어 매트를 겹쳐 쓰면 한쪽에 문제가 생겨도 버틸 여지가 있습니다. 에어 매트만 가져갔다가 바람이 빠지면 밤중에 대책이 없습니다. 눈이나 얼어붙은 땅 위에서는 평소 쓰던 얇은 여름 매트가 특히 아쉽습니다.
침낭 표기를 볼 때는 ‘극한’보다 ‘쾌적’ 온도를 먼저 봅니다. 극한 온도는 편히 자는 온도가 아닙니다.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이라면 예상 최저기온에 여유를 두고 고르세요. 젖은 옷을 갈아입을 공간, 침낭 안에서 몸을 움직일 공간도 필요합니다. 너무 큰 침낭에 얇은 옷차림으로 들어가면 데워야 할 빈 공간만 늘어납니다.
제 짐에는 발포 매트, 보온 매트, 계절에 맞는 침낭, 마른 수면 양말이 들어갑니다. 베개는 옷을 넣은 주머니로 대신할 때가 많습니다. 침낭 안에 뜨거운 물병을 넣는다면 새지 않는 병인지 확인하고 수건으로 감싸 피부에 직접 닿지 않게 합니다. 보조 수단이지 침낭과 매트를 대신할 물건은 아닙니다.
난방기보다 먼저 챙길 안전 장비
겨울에는 추우니까 텐트를 꽉 닫고 불을 피우고 싶어집니다. 그 조합이 위험합니다. 소방청도 텐트 안 난방기구의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탄소 위험을 알리고 있습니다. 저는 숯이나 화로를 텐트와 차 안에 들이지 않습니다. 취침 중에는 연료를 태우는 난방기를 켜 두지 않습니다. 일산화탄소 경보기는 챙기되, 경보기가 있다고 연소 기구를 안심하고 써도 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전기 난방이 가능한 캠핑장이라도 전기 사용량 제한과 연결 상태를 먼저 확인합니다. 전기장판은 바닥 전체를 덥히려는 장비라기보다 잠자리를 보조하는 정도로 씁니다. 사용 설명서에 적힌 매트와의 조합, 접거나 겹쳐 쓰는 방식도 확인해야 합니다. 전기가 끊겨도 잘 수 있는 침구가 기본입니다. 멀티탭과 전선은 물이 고이는 곳을 피하고, 출입구에서 밟히지 않게 둡니다.
헤드랜턴과 여분 배터리도 안전 장비입니다. 해가 짧아 팩을 다시 박거나 화장실을 오갈 때 손이 자유로워야 합니다. 휴대전화 보조 배터리는 몸 가까운 주머니에 두면 추위로 인한 성능 저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혼자 가는 날에는 도착지와 귀가 예정 시간을 가족이나 지인에게 남깁니다.
옷은 두께보다 젖지 않게 입는 게 낫습니다
두꺼운 패딩 한 벌로 버티려다 땀에 젖으면 오히려 곤란합니다. 피부에 닿는 옷은 땀을 잘 배출하는 것으로, 그 위에 보온층을 입고, 바깥에는 바람과 눈을 막는 옷을 둡니다. 설치할 때는 덥지 않게 조절하고, 움직임이 줄면 보온층을 더합니다. 면 속옷과 면 양말은 젖은 뒤 마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겨울 야영에는 손이 잘 안 갑니다.
장갑은 작업용 한 켤레와 마른 보온용 한 켤레가 실용적입니다. 팩과 폴을 만지다 젖은 장갑으로 잠자리까지 들어가면 손끝이 쉽게 식습니다. 여분 양말, 모자, 목을 가릴 수 있는 옷도 챙깁니다. 옷을 계속 더 입어도 떨림이 심해지거나 말이 어눌해지는 사람이 있다면 단순히 추위를 타는 걸로 넘기지 말고 따뜻한 곳으로 옮겨 119에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질병관리청도 겨울 야외활동에서 저체온증을 주의하라고 안내합니다.
먹을거리와 캠핑장은 밤 기준으로 고릅니다
저녁 메뉴를 거창하게 잡을수록 설거지와 물 관리가 번거롭습니다. 저는 바로 먹을 수 있는 간식, 조리가 짧은 따뜻한 식사, 충분한 마실 물을 우선합니다. 물은 얼 수 있으니 작은 용기 여러 개에 나누고 보온할 수 있는 곳에 둡니다. 버너는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야외 조리 공간에서 쓰고, 연료는 제품에 맞는 것을 준비합니다. 텐트 안에서 조리하면 환기와 화재 문제가 한꺼번에 생깁니다.
캠핑장은 샤워실 사진보다 진입로와 철수 여건을 먼저 봅니다. 눈 예보가 있으면 평지 캠핑장도 들어가는 길의 경사와 제설 여부에 따라 난도가 달라집니다. 화장실까지 거리가 가까운지, 바람을 피할 자리가 있는지, 밤에 다른 사이트 소음이 심한지도 확인합니다. 일기예보의 최저기온뿐 아니라 바람과 강수도 봐야 합니다. 눈이나 비가 온 뒤 기온이 떨어지는 날은 장비를 말리고 접는 일까지 힘들어집니다.
예산은 잠자리와 안전에 먼저 씁니다
처음부터 비싼 겨울 장비를 한꺼번에 살 필요는 없습니다. 저렴한 쪽에서 시작한다면 이미 가진 텐트는 상태를 점검해 쓰고, 발포 매트와 마른 옷, 헤드랜턴부터 갖추는 편이 낫습니다. 예산이 더 있다면 단열 성능이 분명한 매트와 자신이 갈 지역의 기온에 맞는 침낭에 씁니다. 고가의 텐트나 큼직한 난로는 마지막에 생각해도 됩니다. 특히 백패킹이라면 무게와 부피가 다음 날 걸음에 바로 남습니다.
텐트는 겨울용이라는 이름보다 팩다운이 가능한 구조인지, 바람에 흔들리는 부분은 없는지, 환기구를 열 수 있는지 봅니다. 출발 전에는 집 근처에서 설치를 한 번 해보고 폴과 팩, 지퍼 상태를 확인합니다. 새 침낭도 기온이 온화한 곳에서 먼저 써보면 내 추위 민감도를 알기 쉽습니다. 남에게 맞는 장비 목록보다 내가 실제로 편히 잔 밤의 기록이 다음 겨울 짐을 더 정확하게 줄여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