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준비물 꿀팁 짐 줄이려면 이렇게 챙깁니다

처음 캠핑 다닐 때는 차 트렁크를 꽉 채우고도 빠뜨린 게 있을까 불안했습니다. 막상 돌아와 보면 한 번도 꺼내지 않은 물건이 절반쯤 됐죠. 20년쯤 다니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준비를 잘했다는 건 많이 챙겼다는 뜻이 아니더군요. 현장에서 꼭 쓸 물건을 바로 찾을 수 있고, 날씨가 틀어져도 안전하게 잘 수 있으면 됩니다.
짐을 싸기 전에 캠핑장부터 확인합니다
같은 1박이라도 주차 자리 옆에 텐트를 치는지, 짐을 들고 500m를 걸어야 하는지에 따라 준비물이 달라집니다. 예약 화면의 시설 사진만 보지 말고 주차 위치, 사이트까지의 거리, 진입로 폭을 확인하세요. 예전에 차가 들어갈 수 있다는 말만 믿고 갔다가 좁은 흙길에서 한참 후진한 적이 있습니다. 비 온 뒤에는 길 상태가 더 나빠질 수 있으니, 차박이라면 진입로와 주차 바닥을 특히 봅니다.
전기 사용 가능 여부와 화장실 거리도 중요합니다. 전기가 없는 곳이면 충전식 조명과 보조배터리의 우선순위가 올라갑니다. 화장실이 멀면 밤에 신을 슬리퍼와 손전등이 편하죠. 백패킹처럼 짐을 메고 걷는다면 캠핑장 편의시설에 기대지 말고 물을 어디서 보충할 수 있는지 미리 확인합니다. 현장 수돗물이 있다는 말과 마실 수 있는 물이 있다는 말은 다릅니다.
날씨는 출발 전날과 당일 아침에 한 번씩 다시 봅니다. 최저기온만 보고 침낭을 고르면 바람과 젖은 옷 때문에 새벽에 고생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더울 거라며 비옷을 빼면 짧은 소나기에도 침낭까지 젖어요. 제 가방에서는 비옷 한 벌과 마른 양말 한 켤레가 계절을 가리지 않고 끝까지 남았습니다.
잠자리와 조명부터 챙기고 나머지를 고릅니다
캠핑 준비물 꿀팁을 하나만 고르라면 잠자리를 먼저 정하겠습니다. 텐트, 매트, 침낭이 맞지 않으면 좋은 의자와 멋진 랜턴이 있어도 다음 날 몸이 무겁습니다. 처음에는 침낭만 두툼하면 될 줄 알고 얇은 돗자리 위에서 잤는데,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에 밤새 뒤척였습니다. 그 뒤로는 침낭을 고르기 전에 매트의 두께와 바닥 상태를 봅니다.
텐트는 인원수 표시보다 실제 짐을 둘 공간을 생각해야 합니다. 두 사람이 2인용 텐트에 들어가면 가방 둘 자리가 빠듯한 제품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큰 텐트를 사면 설치와 건조가 일이 됩니다. 차로 다니는 1박 캠핑이라면 설치가 쉬운지, 혼자서도 접을 수 있는지부터 따져보세요. 걸어서 들어가는 백패킹이라면 무게와 수납 길이가 더 절실합니다.
조명은 큰 랜턴 하나보다 헤드랜턴 하나가 쓸모 있을 때가 많습니다. 밤에 팩을 다시 박거나 화장실에 갈 때 두 손이 비거든요. 출발 전에 켜지는지만 확인하지 말고 배터리 잔량도 봅니다. 저는 헤드랜턴을 늘 가방 바깥쪽 같은 주머니에 넣습니다. 어두워진 뒤 짐을 전부 뒤지는 일은 한 번 겪으면 충분합니다.
취사도구는 메뉴를 정한 뒤에 넣습니다
버너, 코펠, 팬, 그리들, 큰 칼까지 다 가져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1박 동안 끓인 건 라면 두 개였어요. 이제는 메뉴를 먼저 적고 거기에 필요한 도구만 넣습니다. 물을 끓이고 간단히 데워 먹는 일정이면 냄비 하나와 컵 하나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설거지할 물과 시간을 줄이는 것도 짐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장비 가격은 사용 횟수에 맞춰 쓰는 편입니다. 첫 캠핑이라면 비싼 취사 세트를 한꺼번에 사기보다 빌리거나 집에 있는 도구로 메뉴를 맞춰보세요. 몇 번 다녀온 뒤 자주 쓰는 버너와 냄비에 돈을 쓰면 됩니다. 값이 높은 초경량 장비는 오래 걷고 자주 메는 사람에게 이점이 큽니다. 차에서 몇 걸음 옮기는 캠핑이라면 그 차이를 체감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가스는 버너와 용기가 맞는지 집에서 확인하고, 조리할 때는 환기가 되는 야외 공간을 잡습니다. 텐트 안이나 닫힌 차 안에서 불을 쓰는 건 피해야 합니다. 비가 온다고 출입구를 닫아둔 채 버너를 켜는 경우를 가끔 보는데, 일산화탄소 위험에 화재 위험까지 겹칩니다. 음식 하나 덜 먹는 편이 낫습니다. 쓰고 남은 음식물과 쓰레기를 담을 봉투도 메뉴와 함께 챙겨둡니다.
출발 전에는 장비 이름보다 동작을 확인합니다
제 체크리스트는 길지 않습니다. 잠자리, 먹을 것과 물, 조명, 날씨에 맞는 옷, 구급용품, 쓰레기봉투. 대신 각 물건이 실제로 작동하는지 확인합니다. 텐트 폴과 팩이 제 개수인지, 버너에 불이 붙는지, 매트에서 바람이 새지 않는지 출발 전에 봅니다. 새 장비는 집에서 한 번 펼쳐보는 것만으로 현장에서 헤매는 시간을 꽤 줄입니다.
- 잠자리: 텐트 구성품, 매트, 침낭, 여벌 양말
- 이동과 야간 활동: 헤드랜턴, 충전 수단, 현장까지의 길 확인
- 식사: 메뉴에 맞는 도구, 물, 음식 보관 용기, 쓰레기봉투
- 날씨와 안전: 비옷, 보온 옷, 개인 약과 기본 구급용품
체크리스트를 다 채웠는데 가방이 너무 무겁다면 ‘혹시 몰라서’ 넣은 물건부터 다시 꺼내봅니다. 저는 캠핑을 다녀올 때마다 안 쓴 물건을 적어둡니다. 세 번 연속 안 썼고 안전과도 관계없다면 다음번에는 빼요. 그렇게 비운 자리에 마른 옷과 잠 잘 수 있는 장비를 남겨두는 편이 훨씬 마음이 편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