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선 20m 제대로 고르는 방법, 캠핑장에서 후회 안 하려면 이렇게 보세요

얼마 전 초보 캠퍼 한 팀이 옆 사이트에서 릴선을 끝까지 풀지 않은 채 전기장판이랑 전기포트를 같이 쓰다가 차단기가 내려간 일이 있었습니다. 캠핑장 전체가 나간 건 아니었지만, 그 집은 밤 10시에 랜턴 켜고 원인 찾느라 꽤 고생했죠. 릴선 20m는 캠핑장에서 가장 흔하게 쓰는 길이인데, 생각보다 대충 고르면 불편하고 위험한 장비입니다.
저도 예전엔 그냥 길면 좋은 줄 알았습니다. 30m, 50m짜리까지 써봤는데 백패킹은 말할 것도 없고 오토캠핑에서도 은근히 짐이 됩니다. 요즘은 캠핑장 전기함 위치와 사이트 크기를 생각하면 릴선 20m가 제일 현실적인 선택일 때가 많습니다. 다만 아무 20m나 사면 안 됩니다. 선 굵기, 허용 전력, 방수, 차단기, 보관 방식까지 봐야 합니다.
릴선 20m가 딱 맞는 캠핑 상황
일반 오토캠핑장 사이트는 전기함이 사이트 옆이나 뒤쪽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텐트를 전기함 바로 옆에 붙이면 10m도 충분한데, 실제로는 타프 방향, 주차 위치, 데크 구조 때문에 선을 빙 둘러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20m가 편합니다.
제가 봤을 때 릴선 20m가 잘 맞는 경우는 대략 이렇습니다.
- 오토캠핑장 위주로 다니고 전기 사용량이 중간 정도인 경우
- 전기장판, 충전기, 랜턴, 소형 냉장고 정도를 쓰는 경우
- 차박에서 차량과 전기함 거리가 애매하게 떨어지는 경우
- 데크 사이트에서 텐트 위치를 조금 자유롭게 잡고 싶은 경우
반대로 전기함이 멀리 떨어진 노지형 캠핑장이나 대형 사이트에서는 20m가 짧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정식 캠핑장은 사이트별 전기함을 두는 곳이 많아서 20m면 대부분 버팁니다. 제가 최근 몇 년간 안내한 초보 팀들도 20m를 가장 많이 썼고, 부족해서 빌리러 다닌 경우는 생각보다 적었습니다.
허용 전력과 선 굵기부터 봐야 합니다
릴선 20m를 고를 때 가격보다 먼저 볼 건 허용 전력입니다. 캠핑장에서 사고 나는 건 대부분 고급 장비가 없어서가 아니라 전기를 너무 쉽게 봐서 생깁니다. 특히 겨울에 전기장판 두 장, 온풍기, 전기포트까지 한꺼번에 꽂는 식이면 릴선이 뜨거워질 수 있습니다.
제품 표시에서 1.5㎟, 2.5㎟ 같은 숫자를 볼 수 있는데, 이건 전선 굵기와 관련이 있습니다. 캠핑용으로는 개인적으로 1.5㎟ 이상을 봅니다. 겨울 캠핑을 자주 가고 전기장판이나 소형 난방기 사용이 잦다면 2.5㎟급이 더 여유롭습니다. 다만 굵어질수록 무겁고 부피도 커집니다. 장비는 늘 타협입니다.
허용 전력도 꼭 봐야 합니다. 3000W라고 쓰여 있어도 릴선을 감은 상태와 완전히 푼 상태에서 조건이 다를 수 있습니다. 감긴 상태로 고전력 제품을 쓰면 열이 빠져나가지 못합니다. 예전에 제가 귀찮아서 릴선을 절반만 풀고 전기히터를 쓴 적이 있는데, 손으로 만져보니 드럼 쪽이 미지근하게 올라오더군요. 그 뒤로는 겨울엔 무조건 끝까지 풉니다.
많이 쓰는 장비 전력 감 잡기
- 전기장판 1인용: 보통 40~100W대
- 전기요 2인용: 대략 100~200W대
- 전기포트: 800~1500W대가 흔함
- 온풍기: 1000~2000W대 제품이 많음
- 휴대폰 충전기, 랜턴 충전: 전력 부담은 작은 편
숫자를 보면 감이 옵니다. 전기장판과 충전기 정도는 부담이 작지만, 전기포트나 온풍기는 순식간에 전력을 잡아먹습니다. 캠핑장마다 사이트당 허용 전력이 600W, 1000W, 1500W처럼 정해진 곳도 있으니 입실할 때 안내문을 보는 게 좋습니다. 괜히 차단기 내려가면 나만 불편한 게 아니라 옆 사이트에도 민폐가 됩니다.
방수와 접지는 싼 제품에서 자주 갈립니다
릴선 20m는 실내 멀티탭이 아닙니다. 흙바닥, 젖은 잔디, 이슬, 비, 눈을 다 만납니다. 그래서 방수캡과 접지 구조를 봐야 합니다. 캠핑장에서 밤새 이슬이 내려 멀티탭 주변이 축축해지는 건 흔한 일입니다. 특히 봄가을에는 낮에 멀쩡하다가 새벽에 장비가 젖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콘센트마다 덮개가 있는지, 플러그가 접지형인지, 전선 피복이 너무 뻣뻣하거나 얇지 않은지 확인합니다. 완전 방수라고 생각하고 물웅덩이에 두는 건 안 됩니다. 방수 기능은 사고 가능성을 줄이는 장치이지 막 써도 된다는 면허가 아닙니다.
저는 릴선을 설치할 때 바닥에 그대로 두지 않고, 작은 접이식 박스나 나무 받침 위에 올립니다. 비 예보가 있으면 전기 연결부는 타프 안쪽이나 텐트 스커트 안쪽으로 넣고, 물길이 흐르는 낮은 곳은 피합니다. 별것 아닌 습관인데 장비 수명도 늘고 불안함도 줄어듭니다.
20m라도 무게와 감는 방식이 꽤 다릅니다
릴선은 스펙만 보면 다 비슷해 보이지만 들고 다녀보면 차이가 큽니다. 20m라도 전선이 굵고 드럼이 튼튼하면 4~6kg 가까이 나가는 제품도 있습니다. 차에 싣고 다니는 오토캠핑이면 괜찮지만, 짐을 자주 옮기는 데크 캠핑장이나 경사진 캠핑장에서는 은근히 귀찮습니다.
드럼형은 감고 풀기 편하고 보관이 깔끔합니다. 대신 부피가 있습니다. 말아 쓰는 연장선 형태는 가볍고 공간을 덜 먹지만, 철수할 때 선이 꼬이면 짜증이 납니다. 저는 가족 오토캠핑에는 드럼형 20m를 추천하는 편이고, 짐을 줄이고 싶은 솔로 캠핑이나 차박에는 방수 연장선 형태도 괜찮다고 봅니다.
가격대별로 보면 2만 원대 제품은 가끔 피복이나 콘센트 마감이 아쉬운 게 있습니다. 3만~5만 원대부터 캠핑용으로 무난한 제품이 많고, 6만 원 이상은 차단기, 굵은 전선, 방수 마감, 내구성에서 여유가 생깁니다. 그런데 비싸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닙니다. 전기장판 하나와 충전기 몇 개만 쓰는 사람에게 너무 무거운 산업용 릴선은 과합니다.
캠핑장에서 릴선 20m 쓰는 방법
릴선은 설치 순서만 조금 신경 써도 훨씬 안전합니다. 먼저 전기함 위치를 보고 텐트 출입구, 주차 동선,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길을 피해서 선을 깝니다. 사람들이 밟고 다니는 길을 가로지르면 밤에 걸려 넘어지기 쉽습니다. 특히 검은색 전선은 어두우면 잘 안 보입니다.
전기를 많이 쓰는 계절에는 릴선을 끝까지 푸는 게 좋습니다. 남는 선은 사이트 한쪽에 크게 둥글게 펼쳐두면 됩니다. 드럼에 감긴 채로 쓰는 것보다 열이 빠지기 쉽습니다. 연결부는 땅에서 띄우고, 비가 오면 물이 타고 들어가지 않게 선이 아래로 한 번 처지도록 만들어두면 좋습니다. 물방울이 플러그 쪽으로 바로 흘러가는 걸 막는 방식입니다.
멀티탭을 추가로 쓸 때도 욕심내면 안 됩니다. 콘센트 구멍이 많다고 전기를 더 써도 되는 건 아닙니다. 릴선 20m 하나에 전기장판, 조명, 충전기 정도면 무난하지만, 여기에 전기포트와 온풍기까지 계속 물리면 부담이 커집니다. 포트는 잠깐 쓰고 빼고, 난방은 가스난로든 침낭이든 다른 방식과 섞는 게 현실적입니다.
- 릴선은 가능한 끝까지 풀기
- 연결부는 바닥에서 띄우기
- 물길, 출입구, 차량 바퀴 동선 피하기
- 고전력 제품은 동시에 여러 개 쓰지 않기
- 철수 전 전원 차단 후 플러그부터 빼기
릴선 20m는 캠핑 장비 중에서 티는 안 나지만, 없으면 바로 불편해지는 물건입니다. 멋있는 랜턴이나 비싼 의자보다 덜 설레도 밤새 따뜻하게 자고, 휴대폰 충전하고, 냉장고 돌리는 데는 이쪽이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제 기준에서는 1.5㎟ 이상, 접지형, 방수캡, 과부하 차단 기능을 갖춘 20m 제품이면 대부분의 오토캠핑과 차박에 충분합니다. 장비 욕심을 내기보다 내가 어떤 계절에, 어떤 전기 제품을 얼마나 쓰는지부터 보면 실패가 확 줄어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