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선 50m 제대로 고르는 방법, 캠핑장에서 후회 덜 하려면 이렇게 봅니다

캠핑장에서 릴선 50m가 필요한 순간
얼마 전 지인 가족이랑 오토캠핑장을 갔는데, 전기함이 사이트 바로 옆에 있을 줄 알고 20m 릴선만 들고 왔더군요. 사이트 배치는 넓고, 전기함은 대각선 뒤쪽에 있고, 중간에 다른 텐트 스트링까지 있어서 결국 제 릴선 50m를 같이 썼습니다. 이런 일이 생각보다 자주 납니다.
캠핑장 전기함은 항상 내 텐트 옆에 있지 않습니다. 특히 오래된 캠핑장, 데크 간격이 넓은 곳, 강변이나 숲속 사이트는 전기함 위치가 애매합니다. 10m는 거의 집 안 멀티탭 수준이고, 20m는 가까운 사이트에서나 넉넉합니다. 30m는 가장 무난하지만, 가족 캠핑이나 차박까지 생각하면 릴선 50m가 마음 편한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길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닙니다. 릴선 50m는 부피가 있고 무겁습니다. 싸구려 제품은 선이 뻣뻣해서 감고 푸는 것부터 스트레스입니다. 백패킹에는 당연히 안 맞고, 오토캠핑이나 차박에서 전기를 안정적으로 쓰려는 사람에게 맞습니다. 저도 예전엔 50m면 다 해결된다고 생각했는데, 전기요·히터·전기포트까지 한 번에 물려 쓰는 사람을 보고 나서는 길이보다 허용 용량을 먼저 봅니다.
릴선 50m 고를 때 제일 먼저 볼 것
허용 전류와 전선 굵기
릴선 50m를 살 때 제일 먼저 볼 건 디자인이 아니라 허용 전류입니다. 보통 캠핑장 전기 사용 제한은 600W 안팎으로 잡는 곳이 많습니다. 캠핑장마다 다르지만, 전기요 1장 60~150W, 전기장판 2장 200~400W, 미니 온풍기 500~1000W 이상, 전기포트는 1000W를 훌쩍 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문제는 릴선이 버티는 용량과 캠핑장 차단기가 버티는 용량이 따로 논다는 겁니다.
전선 굵기는 최소 1.5㎟급을 봅니다. 더 안정적으로 쓰려면 2.5㎟급이 낫습니다. 50m는 길이가 길어서 전압 강하와 발열 문제가 생기기 쉽습니다. 짧은 멀티탭에서는 멀쩡하던 장비도 긴 릴선 끝에서는 효율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난방기처럼 전기를 많이 먹는 장비를 물리면 릴선 드럼 안쪽에서 열이 쌓입니다.
완전히 풀어서 쓰는 습관
릴선은 감긴 상태로 쓰면 위험합니다. 이건 진짜 많이들 놓칩니다. 드럼에 감겨 있는 선은 열이 빠져나가기 어렵고, 전기요나 온풍기처럼 계속 전류를 먹는 장비를 연결하면 안쪽부터 뜨거워질 수 있습니다. 릴선 50m를 가져갔다면 필요한 길이가 20m뿐이어도 가능하면 다 풀어두는 게 좋습니다. 사이트가 좁으면 텐트 뒤쪽이나 차량 아래쪽으로 정리하되, 사람들이 걸려 넘어지지 않게 동선을 피해야 합니다.
저는 밤에는 릴선 지나가는 길에 랜턴 하나를 낮게 켜둡니다. 아이들이 뛰다가 선에 걸리는 사고가 은근히 많습니다. 비 오는 날에는 선이 물웅덩이를 지나가지 않게 빼고, 접속부는 땅바닥에 그냥 두지 않습니다. 작은 박스나 방수 커버를 쓰면 확실히 마음이 놓입니다.
캠핑용 릴선 50m와 일반 릴선의 차이
철물점에서 파는 작업용 릴선도 쓸 수는 있습니다. 오히려 튼튼한 제품도 많습니다. 그런데 캠핑에서는 방수, 접지, 차단기, 콘센트 덮개 같은 부분을 같이 봐야 합니다. 야외에서는 흙, 습기, 이슬, 비가 늘 따라옵니다. 집 베란다에서 잠깐 쓰는 환경하고 다릅니다.
- 접지형 플러그인지 확인합니다. 전기장판, 냉장고, 충전기 여러 개를 쓰면 접지가 있는 쪽이 낫습니다.
- 과부하 차단 기능이 있으면 초보자에게 유리합니다. 전기를 많이 물렸을 때 먼저 끊어주는 제품이 마음 편합니다.
- 콘센트 덮개가 있으면 먼지와 습기 유입을 줄일 수 있습니다.
- 손잡이와 드럼이 튼튼해야 합니다. 릴선 50m는 생각보다 자주 떨어뜨리고 굴립니다.
- 선이 너무 딱딱하면 겨울에 감는 게 고역입니다. PVC보다 유연한 케이블이 겨울 캠핑에 편합니다.
가격은 대충 세 구간으로 보면 됩니다. 저가형은 2만~4만 원대에도 보이지만, 50m에서 너무 싼 제품은 전선 굵기와 마감부터 의심해봅니다. 중간급은 5만~8만 원대가 많고, 캠핑용으로 가장 현실적입니다. 10만 원 이상 제품은 작업 현장용처럼 내구성이 좋거나, 방수와 차단 기능이 더 잘 들어간 경우가 있습니다. 매달 캠핑 가는 집이라면 중간급 이상이 낫고, 1년에 두세 번 쓰는 정도면 과한 제품까지 갈 필요는 없습니다.
릴선 50m가 오히려 불편한 사람도 있습니다
장비는 본인 스타일에 맞아야 합니다. 릴선 50m가 항상 답은 아닙니다. 미니멀 캠핑을 하고 전기요 하나, 조명 하나 정도만 쓰는 사람이라면 30m 릴선과 짧은 방수 멀티탭 조합이 더 편할 수 있습니다. 사이트가 정해져 있고 전기함 위치를 아는 단골 캠핑장 위주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반대로 가족 캠핑, 장박, 차박, 대형 타프 세팅을 하는 사람은 50m가 빛을 봅니다. 차는 주차 구역에 있고 텐트는 데크 위에 있는 캠핑장도 있고, 전기함이 사이트 뒤쪽 공용 구역에 몰려 있는 곳도 있습니다. 이럴 때 30m로 살짝 모자라면 정말 애매합니다. 연장선을 추가로 이어 쓰는 방법도 있지만, 접속부가 늘어날수록 습기와 접촉 불량 위험도 늘어납니다.
저는 초보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전기를 거의 안 쓰면 30m, 전기요와 조명 정도면 30m도 충분한 곳이 많고, 아이 있는 가족 캠핑이나 처음 가는 캠핑장이 많으면 릴선 50m를 하나 갖추는 게 낫습니다. 단, 전기 난방기를 마음껏 쓰려고 50m를 사는 건 방향이 다릅니다. 릴선이 길다고 전기를 더 많이 써도 되는 건 아닙니다.
실제로 쓸 때 사고 줄이는 방법
릴선 50m는 사고 없이 쓰는 습관이 장비값보다 중요합니다. 저는 캠핑장 도착하면 텐트 치기 전에 전기함 위치부터 봅니다. 그다음 릴선이 지나갈 길을 정합니다. 차 바퀴에 깔릴 곳, 화로대 근처, 사람들이 자주 오가는 길은 피합니다. 밤에 안 보이는 선은 거의 함정처럼 됩니다.
- 릴선은 최대한 풀어서 사용합니다.
- 전기포트, 온풍기, 전기밥솥을 동시에 물리지 않습니다.
- 비가 오면 접속부를 바닥에서 띄웁니다.
- 드럼 부분이 뜨거워지는지 손으로 가끔 확인합니다.
- 철수할 때 젖은 상태로 바로 보관하지 말고 집에서 한 번 말립니다.
특히 겨울에는 전기요 때문에 전기 사용량이 확 올라갑니다. 전기요 2장에 온풍기까지 꽂으면 캠핑장 차단기가 내려가기도 하고, 옆 사이트까지 같이 불편해질 수 있습니다. 예전에 한겨울에 누가 전기난로를 세게 틀었다가 구역 전체 전기가 나간 적이 있었습니다. 밤 11시에 다들 랜턴 들고 전기함 찾으러 나왔죠. 그 뒤로 저는 전기 난방은 보조로만 씁니다. 주 난방은 침낭, 매트, 복장으로 잡는 게 맞습니다.
릴선 50m를 고를 때는 길이보다 전선 굵기, 접지, 차단 기능, 케이블 유연성을 먼저 보세요. 그리고 내가 다니는 캠핑장의 전기함 위치와 내 캠핑 스타일을 같이 생각해야 합니다. 남들이 좋다는 장비가 내 차 트렁크에서는 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도 가족 캠핑을 자주 다니고 처음 가는 캠핑장이 많다면, 제대로 된 릴선 50m 하나는 창고에 쌓이는 장비가 아니라 매번 꺼내게 되는 장비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