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패킹 배낭 70리터 제대로 쓰는 방법, 초보가 짐부터 줄이는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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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패킹 배낭 70리터 제대로 쓰는 방법, 초보가 짐부터 줄이는 순서

얼마 전 지리산 종주 준비하는 분 배낭을 봐드렸는데, 70리터 배낭 안에 아직 포장도 안 뜯은 랜턴 걸이와 대형 도끼가 들어 있더군요. 그분이 힘이 없는 게 아니었습니다. 배낭이 큰 만큼 빈 공간을 채워야 마음이 놓이는 쪽으로 준비가 흘러간 겁니다. 저도 예전엔 그랬습니다. 70리터면 든든하다고 생각해서 이것저것 넣었고, 첫 오르막에서 바로 후회했습니다.

백패킹 배낭 70리터는 나쁜 선택이 아닙니다. 겨울 장비가 들어가거나 2박 이상 일정이면 꽤 쓸모가 있습니다. 다만 70리터를 산다고 70리터를 꽉 채워야 하는 건 아닙니다. 배낭은 창고가 아니라 몸에 붙이는 장비입니다. 집에서 볼 때 괜찮은 무게도 산길에서 3시간 지나면 완전히 다르게 느껴집니다.

70리터 배낭이 필요한 사람부터 갈립니다

솔직히 1박 2일 봄가을 백패킹만 한다면 50리터대 배낭으로도 충분한 사람이 많습니다. 텐트가 작고, 침낭이 압축 잘 되고, 음식도 간단하게 챙기면 45~55리터에서 끝납니다. 그런데 겨울로 넘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동계 침낭, 두꺼운 패딩, 보온 의류, 가스 여분, 바닥 단열재까지 들어가면 60리터도 금방 차오릅니다.

70리터 배낭이 맞는 경우는 대충 이렇습니다. 동계 백패킹을 한다. 2박 이상을 자주 간다. 카메라나 낚시 장비처럼 취미 장비를 같이 챙긴다. 아직 장비 부피가 큰 편이다. 이런 분들은 70리터가 편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여름 위주, 근교 1박, 미니멀 장비가 어느 정도 갖춰진 분이라면 70리터는 오히려 과할 수 있습니다.

  • 봄가을 1박 위주: 45~55리터도 충분한 경우가 많음
  • 초겨울이나 2박 일정: 60~70리터가 편함
  • 한겨울 설산이나 부피 큰 장비 사용: 70리터 이상도 의미 있음
  • 차박 겸용 장비를 그대로 메는 방식: 배낭보다 짐 구성이 먼저 문제

용량보다 중요한 건 실제 무게입니다

70리터 배낭을 고를 때 많은 분이 수납공간부터 봅니다. 그런데 산에서는 리터보다 킬로그램이 먼저입니다. 제 기준으로 초보 1박 백패킹은 물과 음식 포함 12~14kg 안쪽이면 꽤 괜찮고, 15kg을 넘기면 체력에 따라 고생이 시작됩니다. 18kg 이상이면 길이 짧아도 어깨와 무릎에 부담이 확 옵니다.

특히 물이 무섭습니다. 물 1리터는 거의 1kg입니다. 여름에 물 3리터를 챙기면 그것만으로도 3kg입니다. 여기에 텐트 2.5kg, 침낭 1.5kg, 매트 700g, 버너와 코펠, 음식까지 더하면 금방 13kg을 넘습니다. 배낭 자체 무게도 봐야 합니다. 70리터 배낭은 튼튼한 대신 2kg 중반에서 3kg 넘는 제품도 흔합니다.

제가 권하는 방식은 간단합니다. 먼저 집에서 모든 장비를 펼쳐놓고 주방저울이나 체중계로 무게를 적어보는 겁니다. 귀찮아도 한 번만 하면 감이 잡힙니다. 그때 제일 먼저 빼야 할 건 대체 가능한 물건입니다. 두꺼운 후라이팬, 예비 옷 과다, 큰 랜턴, 쓰지도 않는 캠핑 소품. 이런 것들이 배낭을 무겁게 만듭니다.

70리터 배낭 고를 때 보는 부분

등판 길이와 허리벨트

배낭은 브랜드보다 몸에 맞는지가 먼저입니다. 특히 70리터는 무게가 실리기 때문에 등판 길이가 안 맞으면 어깨로 다 받게 됩니다. 허리벨트를 조였을 때 골반 위에 안정적으로 걸려야 합니다. 배낭을 멨는데 어깨끈이 살을 파고들고 허리벨트는 장식처럼 떠 있다면 오래 걷기 어렵습니다.

매장에서 가능하면 10kg 정도 무게를 넣고 메보는 게 좋습니다. 빈 배낭은 대부분 편합니다. 문제는 짐을 넣은 뒤입니다. 허리벨트 조이고, 어깨끈 당기고, 가슴끈 맞춘 뒤 걸어봤을 때 배낭이 뒤로 잡아끄는 느낌이 적어야 합니다.

입구 방식과 외부 포켓

탑로딩 방식은 구조가 단순하고 비에도 강한 편입니다. 대신 아래쪽 물건 꺼낼 때 귀찮습니다. 전면 지퍼가 크게 열리는 배낭은 짐 찾기가 편하지만 지퍼 내구성과 방수 처리를 봐야 합니다. 초보라면 전면 접근이 되는 제품이 실제 야영지에서 편합니다. 밤에 헤드랜턴 켜고 침낭 찾느라 배낭을 다 뒤집는 일이 줄어듭니다.

외부 포켓은 많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닙니다. 자잘한 포켓이 많으면 물건을 흩어 넣게 됩니다. 그러면 어디에 뭘 넣었는지 헷갈리고, 무게 중심도 흐트러집니다. 양쪽 물병 포켓, 전면 젖은 장비 넣는 공간, 허리벨트 작은 포켓 정도면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짐 넣는 순서가 허리와 무릎을 살립니다

70리터 배낭은 패킹을 대충 하면 바로 티가 납니다. 무거운 물건이 아래로 가거나 바깥쪽으로 빠지면 걸을 때마다 배낭이 흔들립니다. 그러면 몸이 계속 균형을 잡느라 힘을 씁니다. 산길에서는 그 작은 흔들림이 피로로 쌓입니다.

기본은 가볍고 부피 큰 물건은 아래, 무거운 물건은 등 가까운 중간, 자주 쓰는 물건은 위나 바깥입니다. 침낭은 아래쪽에 넣고, 음식과 코펠처럼 묵직한 건 등판 가까이 둡니다. 우비, 헤드랜턴, 행동식, 장갑은 바로 꺼낼 수 있어야 합니다. 비 오는데 우비가 배낭 맨 아래 있으면 그건 준비한 게 아니라 숨겨둔 겁니다.

  • 아래쪽: 침낭, 여벌 옷, 부피 크고 가벼운 장비
  • 등판 가까운 중앙: 음식, 코펠, 연료, 무게 있는 장비
  • 위쪽: 방한복, 우비, 당일 자주 꺼낼 물건
  • 외부 포켓: 물, 지도, 간식, 헤드랜턴, 휴지
  • 배낭 바깥 매달기: 최소화, 흔들림과 분실 위험이 큼

저는 배낭 바깥에 컵이나 매트를 덜렁덜렁 매다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나뭇가지에 걸리고, 바위에 긁히고, 걸을 때 소리도 납니다. 부피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면 단단히 고정해야 합니다. 특히 겨울 능선에서는 바깥에 단 장비가 바람을 받아 몸이 흔들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초보가 70리터에서 자주 하는 실수

첫 번째는 예비 옷을 너무 많이 넣는 겁니다. 땀에 젖을까 봐 상의 3장, 바지 2장, 양말 여러 켤레를 넣는 식입니다. 물론 젖으면 위험한 계절이 있습니다. 그래도 모든 옷을 여벌로 가져가는 방식은 금방 무거워집니다. 땀 배출 되는 기본 옷, 보온층, 방풍 또는 방수층으로 나눠 생각하는 게 낫습니다.

두 번째는 주방 장비 욕심입니다. 캠핑장에서는 무쇠팬도 좋고 큰 칼도 좋습니다. 그런데 백패킹에서는 다릅니다. 라면 하나 끓이고 커피 한 잔 마시는 일정에 코펠 세트 전체를 들고 갈 필요는 없습니다. 1인 기준이면 작은 포트 하나와 컵, 가벼운 버너면 충분한 날이 많습니다.

세 번째는 배낭 커버만 믿는 겁니다. 비가 오래 오면 커버만으로 완벽하지 않습니다. 침낭과 여벌 옷은 방수팩이나 두꺼운 비닐로 한 번 더 막아야 합니다. 젖은 침낭은 무게 문제가 아니라 안전 문제입니다. 산에서 밤 기온이 떨어지면 체온 관리가 제일 중요합니다.

네 번째는 새 배낭을 산 당일 바로 산에 가는 겁니다. 최소한 동네 언덕이나 계단에서 1시간은 메봐야 합니다. 어깨끈이 쓸리는지, 허리벨트가 골반을 누르는지, 물병이 손에 닿는지 이런 건 실제로 걸어야 압니다. 집 거울 앞에서 멋있어 보이는 것과 산에서 버티는 건 다릅니다.

가격대별로 보면 이렇게 고르면 됩니다

10만원대 70리터 배낭도 있습니다. 입문용으로 쓸 수는 있지만, 등판 지지력과 허리벨트 쿠션을 꼭 봐야 합니다. 짐이 10kg 안쪽이면 버틸 만해도 15kg 가까이 되면 차이가 납니다. 박음질, 버클, 지퍼가 약한 제품은 장거리에서 불안합니다.

20~30만원대는 선택지가 가장 현실적입니다. 등판 조절, 허리벨트, 원단 내구성, 포켓 구성이 어느 정도 안정된 제품이 많습니다. 처음부터 최고급으로 갈 필요는 없지만, 70리터처럼 큰 배낭은 너무 싼 제품을 고르면 몸으로 값을 치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40만원 이상은 착용감과 내구성에서 장점이 분명한 제품들이 있습니다. 장거리 종주, 겨울 산행, 해외 트레킹까지 생각한다면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한 달에 한 번 근교 1박 정도라면 그 돈을 침낭이나 매트에 나눠 쓰는 게 더 만족스러울 수 있습니다. 배낭만 좋아도 잠자리가 불편하면 다음 날 걷기 힘듭니다.

제가 지금 누군가에게 백패킹 배낭 70리터를 권한다면 먼저 이렇게 말합니다. 장비를 다 넣은 총무게를 보고, 본인 일정이 겨울과 2박 이상까지 가는지 확인하라고요. 70리터는 여유가 있는 배낭이지, 욕심을 합리화해주는 배낭은 아닙니다. 잘 맞는 70리터에 필요한 것만 넣으면 든든합니다. 반대로 안 쓰는 물건까지 채우면 비싼 고생 가방이 됩니다. 산에서는 결국 가볍게 걷는 사람이 오래 웃습니다.

백패킹 배낭 70리터 제대로 쓰는 방법, 초보가 짐부터 줄이는 순서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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