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박용 매트 스포티지에 맞게 고르는 방법

스포티지 차박을 도와주다 보면 매트부터 주문한 사람이 꽤 많습니다. 막상 2열을 접어보니 앞좌석 위치 때문에 발끝이 닿거나, 매트가 휠하우스에 걸려 양옆이 뜨는 식이죠. 저도 처음엔 두껍고 비싼 매트면 해결될 줄 알았습니다. 몇 번 자고 나니 매트보다 먼저 봐야 할 건 차 안에서 실제로 눕는 자리더군요.
매트 치수는 차 밖이 아니라 누울 자리에서 잽니다
스포티지는 연식과 실내 구성에 따라 접힌 좌석의 높이와 쓸 수 있는 공간이 달라집니다. 기아가 안내하는 차체 전폭은 매트 폭을 고르는 기준이 아닙니다. 실내에는 휠하우스와 내장재가 들어오고, 누울 때는 앞좌석 위치까지 영향을 주니까요.
먼저 평소 운전 자세를 사진으로 남긴 뒤 주차하고 2열을 접습니다. 앞좌석을 차박할 때 움직일 수 있는 만큼만 옮겨보세요. 그 상태에서 트렁크 끝부터 앞좌석 뒤까지의 길이, 휠하우스 사이의 가장 좁은 폭, 2열 등받이와 트렁크 바닥의 높이 차를 줄자로 잽니다. 길이는 머리맡에 베개를 놓고 발을 뻗을 자리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키가 175cm라고 매트 길이 175cm면 되는 건 아닙니다.
종이테이프로 바닥에 매트가 놓일 윤곽을 표시하고 직접 누워보면 더 빠릅니다. 둘이 잘 계획이라면 팔꿈치가 닿는지도 봐야 합니다. 판매 페이지의 ‘스포티지 호환’ 문구만 믿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같은 차라도 앞좌석을 얼마나 당길 수 있는지, 짐을 어디에 둘지에 따라 잠자리가 달라집니다.
두께보다 바닥의 굴곡과 내 몸에 맞는지가 먼저입니다
매트는 대체로 폼, 자충식, 에어 매트로 나눠 생각하면 편합니다. 얇은 폼 매트는 설치가 빠르고 고장 걱정이 적습니다. 대신 접힌 좌석의 굴곡을 혼자 감당하지 못할 수 있죠. 자충식은 적당한 쿠션감에 펴고 접는 일이 비교적 간단하지만, 수납 부피가 커지는 편입니다. 에어 매트는 작게 챙기기 좋고 두께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근데 바람을 너무 많이 넣으면 차 안에서는 몸이 튕기듯 움직이고, 새벽에 공기압이 달라져 허리가 불편할 때도 있습니다.
가격으로만 고른다면 저렴한 매트에 남는 담요를 덧대어 먼저 하룻밤 자보는 쪽을 권합니다. 차박을 자주 하고 설치 시간을 줄이고 싶다면 차 바닥 모양에 맞는 자충식이나 전용 매트에 돈을 쓰는 게 낫습니다. 높은 가격의 두꺼운 에어 매트는 수납성이 중요하고 본인이 그 촉감을 좋아할 때 값어치를 합니다. ‘두꺼울수록 편하다’는 말은 제 경험상 절반만 맞습니다. 천장과 얼굴 사이 공간도 줄어들거든요.
가능하면 집 바닥에 후보 매트를 펴고 옆으로 돌아누워 보세요. 엉덩이가 바닥에 닿는지, 뒤척일 때 소리가 거슬리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매장에 전시품이 있다면 누워보는 게 사진 백 장보다 낫습니다. 구매할 때는 펼친 치수뿐 아니라 접은 크기와 무게, 밸브나 펌프 방식, 누기 시 수리 가능 여부까지 확인합니다. 차박 장비는 잠잘 때만 쓰는 물건이 아니라 집에서 차까지 옮겨야 하는 짐입니다.
등받이 단차는 매트 밑에서 잡습니다
2열을 접었다고 바닥이 완전히 한 평면이 되는 건 아닙니다. 이 부분을 두꺼운 매트 하나로 덮으면 처음에는 괜찮다가 밤새 골반이 한쪽으로 기울기도 합니다. 저는 빈 차에서 먼저 누워보고, 몸이 걸리는 위치를 손으로 짚어봅니다. 그다음 낮은 쪽에 접은 담요나 단단한 폼을 조금씩 받칩니다. 받침을 높게 한 번에 쌓으면 오히려 가운데가 봉긋해집니다.
특히 어깨와 골반이 닿는 지점의 높이가 중요합니다. 발밑의 작은 틈은 대개 견딜 만해도 허리 아래의 턱은 잠을 깨우거든요. 캠핑 박스를 받침으로 쓴다면 뚜껑이 체중을 견디는지부터 확인하고, 미끄러지지 않게 놓아야 합니다. 깨지기 쉬운 플라스틱 상자를 침대 기초처럼 쓰는 건 권하지 않습니다.
전용 평탄화 판을 생각한다면 설치한 채로 앞좌석을 원래 운전 위치로 돌릴 수 있는지도 보세요. 차박 때만 맞고 출발 전에 한참 분해해야 한다면 손이 잘 안 갑니다. 처음 한두 번은 집에 있는 담요와 얇은 폼으로 높이를 맞춰본 뒤, 반복해서 불편한 자리만 보강해도 늦지 않습니다.
잠자리보다 먼저 챙길 차 안 안전
매트를 펴기 전에는 평평하고 주차가 허용된 곳에 차를 세웁니다. 변속 위치를 주차에 두고 주차 브레이크를 건 뒤 시동을 끕니다. 시동을 켠 채 잠들거나 차 안에서 가스 난로와 버너를 쓰는 건 피해야 합니다. 추운 밤에는 난방 장비를 더하는 대신 기온에 맞는 침낭과 보온층을 준비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창문은 비와 벌레 상황에 맞게 환기할 수 있도록 조절하고, 안에서 문을 여는 동선에 짐을 쌓지 않습니다.
출발할 때도 한 번 더 봅니다. 접었던 좌석을 세웠다면 고정됐는지 확인하고 안전벨트를 제자리로 돌립니다. 매트와 받침, 짐은 급제동 때 앞으로 날아오지 않게 고정해야 합니다. 기아 차량 설명서에도 접은 등받이 위에 실은 화물을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라고 나옵니다. 잠잘 때 편했던 배치가 운전할 때도 안전한 배치는 아닐 수 있습니다.
스포티지에 맞는 차박용 매트는 제품 이름보다 내 차의 실측 치수, 바닥 굴곡, 내가 자는 자세로 골라야 합니다. 비싼 매트를 창고에 넣어둔 적이 있는 사람으로서, 저는 첫날부터 침대처럼 꾸미려 애쓰지 않습니다. 한번 누워보고 불편했던 자리만 고치는 쪽이 짐도 돈도 덜 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