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랜턴 추천 실패 없이 고르는 방법

지난가을 방파제에서 채비를 바꾸는데, 옆자리 조사님 랜턴이 제 손까지 훤히 비추더군요. 처음엔 부러웠습니다. 그런데 고개를 돌릴 때마다 서로 눈이 부셔서 결국 둘 다 불빛을 낮췄어요. 낚시 랜턴 추천을 부탁받으면 제가 밝기 숫자부터 묻지 않는 이유입니다. 어디서 낚시하고, 몇 시간 켜 두고, 손을 얼마나 자주 쓰는지가 먼저예요.
낚시 자리부터 떠올리면 고르기 쉽습니다
방파제나 갯바위에서 밤낚시를 한다면 손을 비워 주는 헤드랜턴이 우선입니다. 미끼를 끼우고 매듭을 묶을 때마다 손전등을 내려놓는 건 꽤 번거롭거든요. 발밑을 보는 넓은 빛과 멀리 진입로를 확인하는 좁은 빛을 바꿀 수 있으면 더 편합니다. 다만 밤새 같은 자리에 앉아 있다면 멀리 쏘는 기능보다 낮은 밝기를 오래 유지하는 쪽이 쓸모가 많습니다.
차 바로 옆에서 낚시하거나 좌대에 오래 머문다면 작은 걸이형 랜턴을 보조로 두는 것도 괜찮습니다. 채비 상자 위에 빛을 고르게 퍼뜨리고, 머리를 돌릴 때마다 동행 얼굴에 불빛을 쏘지 않아도 됩니다. 그렇다고 헤드랜턴 없이 걸이형 하나만 들고 물가를 오가진 마세요. 발밑 돌이나 로프를 확인할 때는 몸에 붙어 있는 빛이 훨씬 편합니다.
제 조합은 헤드랜턴 하나와 작은 예비등 하나입니다. 한때는 큰 작업등까지 챙겼는데, 짐만 늘고 실제로는 거의 켜지 않았습니다. 넓은 자리 전체를 밝혀야 하는 단체 낚시가 아니라면 처음부터 조명을 여러 개 살 필요는 없어요.
최대 밝기보다 실제로 쓰는 밝기를 보세요
제품 상자에 적힌 500루멘, 1,000루멘은 최대 밝기인 경우가 많습니다. 낚싯바늘을 묶거나 미끼를 다룰 때는 가까운 손과 채비가 편하게 보이는 빛이 필요하지, 맞은편까지 비추는 빛이 필요한 건 아닙니다. 제 경우 가까운 작업은 낮은 단계로 하고, 이동할 때만 밝기를 올립니다. 밝은 빛을 계속 켜면 배터리도 빨리 닳고 수면에 반사돼 눈이 더 피곤할 때가 있어요.
구매 화면에서는 최대 루멘 옆에 적힌 사용 시간을 그대로 믿기보다, 내가 쓸 중간 밝기에서 몇 시간 가는지 확인하세요. 페츨 티카를 예로 들면 제조사 표기상 AAA 건전지 사용 시 100루멘 단계는 12시간, 350루멘 최대 단계는 2시간입니다. 같은 랜턴이라도 어느 단계로 켜느냐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빛이 멀리 닿는 거리와 발밑에 퍼지는 범위도 함께 봐야 합니다. 좁고 강한 빛 하나만 있으면 손앞 채비가 오히려 불편할 수 있습니다.
빨간 불빛은 옆 사람 눈부심을 줄이고 어둠에 적응한 눈을 유지할 때 유용합니다. 다만 빨간 불빛만으로 가는 줄의 매듭이나 바늘 끝을 확인하기는 답답할 수 있어요. 흰빛을 낮게 조절할 수 있고 빨간 불빛도 있는 제품이면 충분합니다. 버튼을 여러 번 눌러야 원하는 모드가 나오는 제품은 장갑 낀 손으로 써 보고 고르는 게 좋습니다.
방수와 배터리는 낚시 시간이 길수록 중요합니다
IPX4는 물 튀김이나 비를 견디는 수준으로 보면 됩니다. 페츨 티카도 IPX4 제품입니다. 가벼운 비에 쓰기에는 좋지만, 물에 빠뜨려도 괜찮다는 뜻은 아닙니다. 파도가 튀는 갯바위나 젖은 손으로 장비를 자주 만지는 자리라면 방수 등급을 더 꼼꼼히 보고, 배터리 덮개가 제대로 잠겼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낚시를 마친 뒤에는 염분을 닦고 충분히 말려 두세요.
충전식은 자주 나가는 사람에게 편합니다. 다만 출발 직전에 잔량을 확인하는 습관이 없으면 제일 중요한 밤에 꺼집니다. 가끔 출조한다면 AAA 건전지형이나 충전지와 건전지를 모두 쓸 수 있는 방식이 관리하기 쉽습니다. 티카처럼 두 전원을 선택할 수 있는 제품도 있어요. 겨울에는 추위 때문에 배터리 성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REI도 저온 환경에서 리튬 건전지가 알카라인보다 유리하다고 안내합니다. 예비 전지는 젖지 않게 담아 몸 가까이에 보관하고, 내 랜턴에 맞는 전지 종류인지 먼저 확인하세요.
예비등은 거창할 필요 없습니다. 작은 손전등이나 여분 헤드랜턴이면 됩니다. 다만 가방 깊숙이 넣어 두면 주등이 꺼진 뒤 찾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늘 같은 주머니에 넣고, 출발 전에 두 조명 모두 실제로 켜 봅니다. 배터리 표시가 남아 있어도 버튼이나 접점이 말썽인 경우가 있었거든요.
가격대별로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 2만~4만 원 정도를 생각한다면 기본 헤드랜턴부터 보세요. 낮은 밝기 조절, 손쉬운 각도 조절, 구하기 쉬운 전지가 우선입니다. 출조가 드물다면 이 정도 기능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 4만~8만 원 정도라면 방수 등급, 착용감, 빨간 불빛, 충전 방식까지 비교할 만합니다. 밤낚시를 자주 한다면 버튼 조작이 편한 제품에 돈을 쓰는 편이 최대 밝기만 높은 제품을 사는 것보다 낫습니다.
- 그보다 비싼 제품은 장시간 이동하거나 거친 날씨에 자주 나가는 사람에게 맞을 수 있습니다. 몇 번의 방파제 낚시를 위해 최고 사양을 살 이유는 없습니다. 절약한 돈으로 예비 전지와 미끄럼을 줄여 주는 신발을 챙기는 쪽이 저는 더 좋았습니다.
구매 전에는 모자를 쓴 상태로 머리를 움직여 보고, 아래를 볼 때 랜턴이 흘러내리지 않는지 확인하세요. 가능하면 장갑을 끼고 버튼도 눌러 보세요. 밤에 손이 젖거나 추우면 작은 조작 차이가 꽤 크게 느껴집니다. 밝기 숫자는 그다음입니다.
랜턴은 어두운 길을 보여 주는 장비이지 위험한 자리를 안전하게 바꾸는 장비는 아닙니다. 물가에 내려가기 전에 돌아올 길을 확인하고, 천둥이 들리면 낚싯대를 내려놓고 건물이나 지붕이 있는 차량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제 경험상 좋은 낚시 랜턴은 가장 멀리 비추는 제품보다, 손앞 작업과 귀갓길에서 믿고 켤 수 있는 제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