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캠핑 준비물 챙기는 방법, 초보가 짐 줄이면서도 안전하게 가려면 이렇게

얼마 전 동해 쪽으로 초보 두 팀을 데리고 바다 캠핑을 다녀왔는데, 장비보다 모래와 바람 때문에 더 고생하는 걸 봤습니다. 산 캠핑은 경사와 기온을 먼저 보지만, 바다는 바람, 소금기, 습기, 조수 시간까지 같이 봐야 합니다. 텐트만 좋은 걸 가져간다고 편해지는 곳이 아니더군요.
바다 캠핑 준비물은 일반 캠핑 준비물에 몇 가지가 더 붙습니다. 그런데 그 몇 가지를 제대로 안 챙기면 밤새 텐트 잡고 서 있거나, 다음 날 장비에 녹 올라오는 걸 보게 됩니다. 저도 예전에 해변에서 알루미늄 폴 하나 휘고, 팩 8개가 통째로 빠진 뒤로 바다 캠핑 짐은 따로 기준을 세워둡니다.
바다 캠핑은 바람과 모래부터 보고 짐을 챙깁니다
바닷가는 낮에는 멀쩡하다가 해 질 무렵부터 바람이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방파제 근처나 탁 트인 해변은 초속 5m만 넘어도 타프가 크게 흔들리고, 8m 이상이면 초보자는 설치 자체가 버거워집니다. 기상청 예보에서 풍속을 꼭 보고, 숫자가 애매하면 타프는 욕심내지 않는 게 낫습니다.
모래 바닥에서는 일반 20cm 팩이 잘 버티지 못합니다. 흙에서는 멀쩡한 팩도 모래에서는 손으로 뽑힙니다. 바다 캠핑 준비물에 모래용 팩이나 30cm 이상 긴 팩을 넣는 이유가 이겁니다. 없으면 모래주머니를 만들어 스트링을 묶는 방식도 쓸 수 있습니다.
- 모래용 팩 또는 30~40cm 긴 팩
- 여분 스트링 4~6개
- 팩망치보다 넓은 헤드의 망치
- 방수포 또는 그라운드시트
- 장비 밑에 깔 돗자리형 매트
솔직히 바다에서는 타프보다 텐트 고정이 먼저입니다. 그늘 욕심내다가 타프가 날리면 옆 사이트까지 피해를 줍니다. 초보라면 바람 강한 날에는 텐트만 단단히 치고, 낮 그늘은 차량이나 파라솔을 활용하는 쪽이 훨씬 현실적입니다.
젖는 걸 전제로 방수 준비를 해야 합니다
바다 캠핑은 비가 안 와도 장비가 축축해집니다. 밤사이 습기가 올라오고, 새벽에는 플라이 안쪽에 물방울이 맺힙니다. 여기에 소금기까지 섞이면 금속 장비는 생각보다 빨리 상합니다. 그래서 방수는 비 대비가 아니라 기본 세팅이라고 보면 됩니다.
텐트 바닥에는 그라운드시트를 꼭 깔고, 짐은 바닥에 바로 두지 않는 게 좋습니다. 작은 플라스틱 박스 하나만 있어도 랜턴, 배터리, 버너 같은 물건을 습기에서 꽤 지킬 수 있습니다. 백패킹이면 지퍼백과 드라이백을 섞어 쓰면 됩니다. 비싼 방수 가방 하나보다 3L, 5L, 10L 드라이백을 나눠 쓰는 게 더 편할 때가 많습니다.
- 그라운드시트 1장
- 드라이백 또는 방수 파우치
- 대형 쓰레기봉투 2~3장
- 젖은 옷 담을 비닐백
- 마른 수건 2장 이상
대형 쓰레기봉투는 의외로 쓸모가 많습니다. 젖은 텐트 임시 보관, 모래 묻은 신발 분리, 갑작스러운 비에 배낭 커버 대용까지 됩니다. 멋은 없지만 현장에서 제일 자주 손이 갑니다.
취사 장비는 바람막이와 세척까지 생각합니다
바닷가에서 버너 불이 약해지는 건 고장보다 바람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작은 바람에도 화력이 옆으로 새고, 물 1L 끓이는 시간이 평소보다 두 배 가까이 걸릴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바다 캠핑 준비물에는 버너 바람막이를 넣는 게 좋습니다.
다만 바람막이를 쓸 때는 가스통 과열을 조심해야 합니다. 버너 전체를 꽉 막아버리면 열이 빠지지 않습니다. 바람을 막되 통풍은 남겨야 합니다. 특히 여름 해변에서 직사광선 아래 부탄가스를 방치하는 건 위험합니다. 소방청에서도 휴대용 가스기기 사용 시 과열과 밀폐 사용을 조심하라고 안내합니다.
- 버너와 바람막이
- 보냉백 또는 아이스박스
- 식수 1인 하루 2L 이상
- 간단한 설거지통
- 기름기 닦을 키친타월
- 음식물 쓰레기 밀폐 봉투
바다 캠핑장은 개수대가 멀거나, 모래가 많이 섞여 설거지가 번거로운 곳이 있습니다. 저는 해변에서는 기름 많은 구이보다 데우는 음식, 국물 적은 음식, 손질 끝난 재료를 선호합니다. 삼겹살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바람 부는 밤에 기름 튄 팬을 모래바닥에서 닦아보면 다음번엔 메뉴가 얌전해집니다.
옷은 낮 더위보다 밤 체감온도 기준으로 챙깁니다
여름 바다라고 반팔만 들고 가면 밤에 떨 수 있습니다. 바람이 계속 불면 실제 기온보다 3~5도는 낮게 느껴집니다. 특히 봄, 가을 바닷가는 해 떨어지고 나면 꽤 차갑습니다. 바다 캠핑 준비물에서 옷은 계절보다 바람 기준으로 잡는 게 맞습니다.
면 티셔츠는 땀과 습기를 머금으면 잘 마르지 않습니다. 낮에는 괜찮아도 밤에 눅눅한 옷을 입고 있으면 체온이 내려갑니다. 얇은 기능성 긴팔, 바람막이, 여벌 양말은 부피 대비 효과가 큽니다. 백패킹 가이드할 때도 초보에게 제일 먼저 빼라고 하는 건 여분 바지 두 벌이고, 끝까지 넣으라고 하는 건 마른 양말입니다.
- 얇은 긴팔 상의
- 바람막이 또는 경량 방풍 재킷
- 여벌 양말 1~2켤레
- 샌들과 운동화
- 모자와 선글라스
- 자외선 차단제
신발도 하나만 가져가면 불편합니다. 모래사장에서는 샌들이 편하지만, 갯바위나 방파제 주변은 운동화가 낫습니다. 발 다치면 캠핑 재미가 바로 끝납니다. 물놀이 계획이 있으면 아쿠아슈즈도 괜찮지만, 바닥 얇은 제품은 조개껍데기나 날카로운 돌에 약합니다.
초보가 자주 빼먹는 안전 준비물
바다 캠핑에서 안전은 거창한 장비보다 작은 확인에서 갈립니다. 조수 간만 차가 큰 곳은 텐트 치는 위치가 중요합니다. 밀물 때 물이 어디까지 들어오는지 모르겠으면 현지 관리인이나 주변 낚시꾼에게 묻는 게 제일 빠릅니다. 해양수산부와 기상청 안내를 보면 해안 활동 전에는 기상과 해상 상황을 확인하는 게 기본입니다.
- 헤드랜턴과 여분 배터리
- 구급파우치
- 벌레 기피제
- 멀티툴 또는 작은 칼
- 보조배터리
- 차량용 점프스타터 또는 비상 케이블
- 현금 소액
헤드랜턴은 손전등보다 낫습니다. 밤에 팩 다시 박거나 화장실 갈 때 양손이 비어야 합니다. 구급파우치에는 밴드만 넣지 말고 소독솜, 탄력붕대, 진통제, 개인 복용약 정도는 챙기면 좋습니다. 바닷가에서는 베임, 화상, 벌레 물림이 생각보다 흔합니다.
차박이면 차량 위치도 봐야 합니다. 모래가 깊은 곳에 들어갔다가 바퀴가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륜구동이라고 다 되는 것도 아닙니다. 캠핑장 안 지정 구역이면 괜찮지만, 비포장 해변 진입은 무리하지 않는 게 맞습니다. 보험보다 견인차 부르는 시간이 더 아깝습니다.
처음 가는 사람은 이 정도만 챙겨도 충분합니다
바다 캠핑 준비물을 전부 고급 장비로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처음이라면 텐트, 매트, 침낭, 랜턴, 버너, 아이스박스 같은 기본 장비에 모래용 팩, 방수포, 드라이백, 바람막이, 여분 옷 정도를 더하면 됩니다. 여기서 편의 장비를 하나씩 늘리는 게 낫습니다.
제가 오래 써보니 비싼 장비보다 중요한 건 현장에 맞는 조합입니다. 바다에서는 가볍고 예쁜 장비보다 잘 고정되고, 잘 마르고, 모래 털기 쉬운 장비가 오래 갑니다. 집에 돌아와서는 폴, 팩, 버너 주변을 마른 천으로 닦고 완전히 말려야 합니다. 이걸 안 하면 다음 캠핑 때 녹슨 팩과 뻑뻑한 지퍼가 반겨줍니다.
바다 캠핑은 풍경이 좋은 만큼 손이 조금 더 갑니다. 그래도 준비만 맞게 하면 밤에 파도 소리 들으며 커피 한 잔 마시는 맛이 있습니다. 짐을 많이 가져가서 편한 캠핑도 있지만, 필요한 걸 제대로 골라 가볍게 다녀오는 캠핑이 오래 남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