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용품풀세트 처음 맞추는 방법, 사기 전에 빼야 할 것부터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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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용품풀세트 처음 맞추는 방법, 사기 전에 빼야 할 것부터 보세요

처음 풀세트 살 때 제일 많이 하는 실수

얼마 전 초보 캠퍼 한 분이 캠핑용품풀세트를 샀다며 사진을 보여줬는데, 박스만 열 개가 넘더군요. 텐트, 타프, 의자, 테이블, 버너, 코펠, 랜턴, 침낭까지 보기엔 그럴싸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첫 캠핑에서 쓴 건 절반도 안 됐고, 철수할 때는 다시는 캠핑 안 간다는 얼굴이었습니다.

저도 20년 전에 그랬습니다. 남들이 좋다는 장비를 하나씩 담다 보니 차 트렁크가 먼저 꽉 찼고, 캠핑장은 편한데 집에 와서 장비 말리고 닦는 시간이 더 힘들었습니다. 캠핑용품풀세트는 싸게 한 번에 맞춘다는 장점이 있지만, 내 캠핑 스타일이 정해지기 전에는 안 쓰는 물건까지 같이 따라옵니다.

풀세트를 고를 때는 먼저 인원과 이동 방식을 정해야 합니다. 2인 오토캠핑인지, 아이가 있는 4인 가족인지, 차박인지, 백패킹까지 생각하는지에 따라 장비 구성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4인 가족용 풀세트를 백패킹에 들고 갈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초경량 장비만 사면 오토캠핑장에서 의자 하나 편히 못 앉는 경우도 있습니다.

캠핑용품풀세트에 꼭 들어가야 하는 기본 장비

초보 기준으로 정말 필요한 건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잠잘 곳, 잘 덮을 것, 밥 해 먹을 것, 밤에 볼 것, 앉을 곳. 이 다섯 가지만 먼저 맞춰도 캠핑은 됩니다. 나머지는 있으면 편한 물건이지, 없으면 못 가는 물건은 아닙니다.

  • 텐트: 사용 인원보다 1명 크게 잡는 게 편합니다. 2명이면 3인용, 4명이면 전실 있는 5인용 정도가 현실적입니다.
  • 매트: 침낭보다 먼저 봐야 합니다. 바닥 냉기 못 막으면 좋은 침낭도 소용없습니다.
  • 침낭 또는 이불: 봄가을 기준 최저 사용 온도 5도 전후면 무난하지만, 산이나 강가로 가면 더 보수적으로 봐야 합니다.
  • 버너와 코펠: 처음부터 2구 버너까지 갈 필요는 없습니다. 1구 버너와 1.5~2리터 냄비 하나면 라면, 찌개, 햇반 데우기 다 됩니다.
  • 랜턴: 메인 랜턴 1개, 헤드랜턴 1개면 충분합니다. 밤에 화장실 갈 때 헤드랜턴이 훨씬 편합니다.
  • 의자와 테이블: 의자는 몸에 맞아야 하고, 테이블은 큰 것보다 흔들림 적은 게 낫습니다.

제가 초보에게 권하는 첫 구성은 텐트, 매트, 침낭, 의자, 테이블, 버너, 코펠, 랜턴, 아이스박스 정도입니다. 여기에 장갑, 팩망치, 쓰레기봉투, 물통, 구급용품을 더하면 첫 캠핑은 충분히 굴러갑니다. 감성 소품은 그다음입니다. 솔직히 처음엔 조명 줄보다 방수포 한 장이 더 쓸모 있습니다.

가격대별로 보면 선택이 쉬워집니다

캠핑용품풀세트는 대충 20만 원대부터 100만 원 이상까지 폭이 큽니다. 가격이 올라가면 소재, 무게, 수납성, 내구성이 좋아지는 건 맞습니다. 그런데 비싼 세트가 항상 좋은 선택은 아닙니다. 1년에 두세 번 가까운 캠핑장만 간다면 중급 장비도 충분합니다.

30만 원 안팎

이 가격대는 입문용입니다. 텐트, 의자, 테이블, 버너, 간단한 조리도구까지 묶인 경우가 많습니다. 장점은 부담이 적다는 겁니다. 단점은 텐트 방수 성능이나 폴대 내구성이 아쉬운 경우가 있습니다. 비 오는 날 첫 개시를 하면 마음이 상할 수 있으니, 날씨 좋은 계절에 시작하는 사람에게 맞습니다.

50만~80만 원대

가장 현실적인 구간입니다. 텐트 품질이 조금 안정되고, 의자나 테이블도 오래 쓸 만한 제품이 섞입니다. 가족 캠핑을 시작한다면 이 정도 예산에서 필요한 것만 골라 담는 방식이 좋습니다. 풀세트라고 해도 구성품 하나하나 브랜드와 무게를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의자 4개가 포함됐다고 좋아하기보다, 접었을 때 차에 들어가는지부터 봐야 합니다.

100만 원 이상

여기부터는 취향값이 꽤 들어갑니다. 면 텐트, 대형 쉘터, 고급 체어, 대용량 쿨러가 들어가면 금방 올라갑니다. 자주 나가는 집이라면 만족도가 높지만, 처음부터 이쪽으로 가면 본인 스타일과 안 맞을 때 손해가 큽니다. 저는 초보라면 100만 원짜리 풀세트보다 60만 원 정도로 시작하고, 부족한 장비를 계절마다 하나씩 바꾸는 쪽을 더 권합니다.

풀세트에서 빼도 되는 물건

상품 설명을 보면 구성품 수를 크게 적어놓습니다. 20종, 30종, 40종. 근데 숫자가 많다고 좋은 세트는 아닙니다. 젓가락, 접시, 작은 파우치, 카라비너까지 하나씩 세면 금방 숫자가 늘어납니다. 실제 캠핑장에서 중요한 건 품목 수가 아니라 기본 장비의 품질입니다.

  • 대형 타프: 첫 캠핑부터 꼭 필요하진 않습니다. 나무 그늘 있는 캠핑장이나 짧은 1박이면 없어도 됩니다.
  • 화로대: 불멍을 안 하거나 장작 반입이 제한된 캠핑장 위주라면 뒤로 미뤄도 됩니다.
  • 감성 조명: 사진은 예쁘지만 초반 예산에서는 우선순위가 낮습니다.
  • 대형 키친테이블: 요리를 크게 안 하면 접이식 테이블 하나로도 충분합니다.
  • 과한 수납박스: 장비가 정해진 뒤에 사야 빈 공간이 안 생깁니다.

제가 창고에 오래 묵힌 장비도 대부분 이런 쪽이었습니다. 남들이 쓴다고 따라 샀는데, 제 방식과는 안 맞았던 거죠. 백패킹을 하다 보니 결국 남는 건 작고 가볍고 고장 덜 나는 물건이었습니다. 오토캠핑도 마찬가지입니다. 짐이 줄면 출발이 쉬워지고, 출발이 쉬워야 자주 갑니다.

사기 전에 체크할 것들

캠핑용품풀세트를 장바구니에 넣기 전에 집에 있는 차 트렁크부터 재보는 게 좋습니다. 중형 SUV라도 4인 가족 장비를 넣으면 금방 꽉 찹니다. 텐트 수납 길이가 70cm를 넘는지, 의자 프레임이 몇 개나 되는지, 아이스박스가 접히지 않는지 이런 게 실제로는 꽤 중요합니다.

계절도 봐야 합니다. 봄가을 캠핑과 여름 캠핑은 필요한 게 다릅니다. 여름엔 그늘, 환기, 벌레 대비가 중요하고, 봄가을엔 바닥 냉기와 새벽 기온이 문제입니다. 겨울까지 생각한다면 난방 장비와 일산화탄소 경보기, 환기 습관까지 같이 챙겨야 합니다. 초보가 겨울 풀세트만 보고 바로 영하권 캠핑을 가는 건 저는 말립니다.

텐트는 설치 영상을 먼저 보고 결정하는 게 좋습니다. 실제로 10분 설치라고 쓰여 있어도 처음 치면 30분 넘게 걸립니다. 바람 부는 날에는 더 걸리고요. 폴대 색상 구분이 잘 되어 있는지, 팩다운 지점이 단순한지, 이너텐트와 플라이가 헷갈리지 않는지 확인하면 첫날 고생을 줄일 수 있습니다.

AS도 은근히 중요합니다. 캠핑 장비는 쓰다 보면 폴대가 휘고, 지퍼가 씹히고, 스킨에 구멍이 납니다. 이름 모를 세트가 싸긴 한데 부품 하나 구하기 어려우면 결국 새로 사게 됩니다. 최소한 폴대, 팩, 스킨 수선 안내가 있는 브랜드가 낫습니다.

처음 산다면 이렇게 맞추는 게 덜 후회합니다

저라면 처음부터 완성형 캠핑용품풀세트를 사기보다 반풀세트로 갑니다. 텐트, 매트, 랜턴, 버너처럼 실패하면 불편이 큰 장비는 직접 고르고, 식기나 소모품은 저렴한 세트로 맞추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돈도 덜 새고, 내 스타일도 빨리 보입니다.

2인 기준이면 텐트 20만~35만 원, 매트 2장 10만~20만 원, 침낭 2개 10만~20만 원, 의자 2개 8만~15만 원, 테이블 5만~10만 원, 조리 장비 10만 원 안팎이면 꽤 쓸 만하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대략 70만 원 전후면 첫 캠핑 장비로는 충분합니다. 가족 4인이라면 여기서 텐트와 매트, 의자 비용이 올라가서 100만 원 안팎을 잡는 게 현실적입니다.

중고도 괜찮습니다. 다만 텐트는 곰팡이 냄새와 방수 코팅 끈적임을 꼭 봐야 합니다. 매트는 공기 빠짐, 버너는 점화 상태, 랜턴은 배터리 수명을 확인해야 하고요. 의자나 테이블은 중고로 사도 실패가 적은 편입니다. 처음부터 전부 새것으로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캠핑은 장비 자랑하러 가는 시간이 아닙니다. 밤에 밥 따뜻하게 먹고, 바람 소리 들으면서 잘 자고, 다음 날 무리 없이 철수하면 잘 다녀온 겁니다. 캠핑용품풀세트도 그 기준에서 보면 답이 단순해집니다. 내 차에 들어가고, 내 몸이 감당하고, 내가 자주 꺼낼 수 있는 장비가 좋은 장비입니다. 비싼 장비보다 다시 떠나게 만드는 장비가 오래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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